통기타는 인간적입니다. 통기타는 소박한 악기입니다

<통기타는 인간적입니다.>

통기타는 머리(head), 목(neck), 몸체(body) 로 이루어져 있죠.

우리는 기타를 안고 목을 쓰다듬으며 몸을 두드려서 소리를 냅니다.

기타만큼 연주자가 친밀한 자세로 연주하는 악기도 드물죠.

건반악기와 비교해 본다면

연주자는 고작 손가락끝만 악기에 닿아있습니다(발로 패달을 누르는 쓰는 경우도 있지만).

//주체(Subject)와 객체(Object)가 분리되어 있는겁니다.

반면 기타 연주자는 기타를 완전히 안고 연주합니다.

연주자의 가슴과 배가 기타에 완전히 닿아있습니다.

사실 기타연주는 기타의 울림이 본인의 귀를 울리기 전에

먼저 몸으로 느끼는 것입니다.

서로의 촉각으로 교감하는 겁니다.

/*
    재미있는 연주법이 있습니다.
    
    몸을 잔뜩 웅크려서 턱을 기타옆구리에 대고 연주하는 겁니다.
    
    기타의 떨림이 바로 머리로 올라와서 고막을 흔들어 줍니다.
    
    다소 엽기스러우므로 혼자있을때만 하세요. ㅋ
*/


<기타는 소박한  악기입니다.>

기타는 음이 정확하지 않습니다.

전자키보드에서 ‘라’를 누르면 정확히 440Hz의 음이 납니다. ‘라(A)‘음의 진동수 440Hz는 국제표준이죠.

기타의 경우는 아닙니다. 계속 읽어주세요.
 

피아노 연주는 88개의 준비된 음들 중 최대 10개를 고르는 겁니다.

기타의 경우 동시에 고를 수 있는 음은 6개 밖에 없지만

의도적으로 음계사이의 음을 낼 수 있습니다.

연주법으로 밴딩(Bending)과 보틀넥(Bottle-Neck)주법이 있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기타의 프랫은 가이드 역할을 할 뿐이라는 거죠. 건반악기처럼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기타는 음계뿐만 아니라 음색도 다양하게 표현가능한데

주로 현을 퉁기는 방법에 따라 음색이 틀려집니다. (피크로 치느냐 손가락으로 치느냐 어느 부위를 치느냐…)

저는 손가락으로 줄을 퉁길 때 지문이 기타줄을 스치는 소리를 매우 좋아합니다.

이 소리는 다른 악기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상당히 독특한 느낌을 주는데

이런 것이 바로 기타의 손맛입니다.

누르면 바로 소리나는 악기들에서는 절대 기대할 수 없죠.


기타는 원시적이라서 소박하지만

민감하기에 표현이 풍부한 진정한 아날로그 악기입니다.

  • 통기 2012/10/11 21:27 # 삭제 답글

    통기타 배우는데 어려움을 느껴 회의감 들던차에 이글을 발견해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감사합니다.